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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밥

정적분 아는 척 하기 for 수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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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과 적분에 대한 개념은 15개정 교육과정 기준 고등학교 2학년 과정 <수학II>에 실려있다. 미적분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아는지 물어보는 [속도와 가속도] 단원이 있지만, 이마저도 외워서 푸는 학생들도 많다. 다항함수에 대한 미적분은 굳이 미적분의 본질을 몰라도 수능 유형 자체는 뻔하기 때문이다. 많은 학생들이 미적분을 습관적으로 문제 풀이용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수학II>를 학습하기 전까지 초등수학부터 중학수학, 심지어 고등학교 2학년 <수학I>까지 미적분에 대한 개념은 전혀 등장하지 않고 오히려 의도적으로 미적분을 피해서 특정 내용에 접근한다. 따라서 수학에 연이 별로 없는 사람은 딱딱한 '함수', '미적분'이란 단어만 들어도 뭔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고 빡만 치는게 당연하다. 본 글을 읽고 나면 수능 기출은 못 풀어도, 정적분이 뭔지는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 - 8일 00시 ~ 10일 00시 'ㄱ' 채널의 조회수 통계

해당 그림은 유튜브 조회수 실시간 통계 그림이다. 파란 막대의 길이는 조회수를 나타내며 48개의 막대로 현재로부터 48시간 전부터 1시간 간격으로 조회수를 측정하여 나타낸 것이다. 현재가 10일 00시라고 하자. 예를 들어 가장 왼쪽의 막대는 48시간 전 ~ 47시간 전, 즉 8일 00시부터 8일 01시까지의 해당 채널의 조회수이다. 그 오른쪽 막대는 8일 01시 ~ 8일 02시 이런 식이다. 시간 간격으로 부르기는 불편하니 막대에다 이름을 붙여야겠다. 막대 순서대로 1번 막대, 2번 막대, 3번 막대, ... , 48번 막대까지로 이름을 붙여보자. 따라서 막대 번호 1당 간격은 1시간이고, 막대의 길이는 번호에 대응되는 시간의 조회수일 것이다. 그런데 상단을 보면 지난 48시간동안 조회수가 1104(회)이다. 그렇다는 것은 (1번 막대의 길이) + (2번 막대의 길이) + (3번 막대의 길이) + ... + (48번 막대의 길이) = 1104란 것이다. 길든 짧든 길이들을 모두 이어 더하면 1104라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보통 1시간 당 평균 조회수를 1104 ÷ 48 = 23이라고 한다. 이게 무슨 뜻이나면, 저 막대들의 길이를 1시간 당 23회로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그림 2 - 통일된 조회수

바로 위 그림처럼 말이다. 각각의 막대에 대하여 23보다 짧았던 것은 길어졌고, 23보다 길었던 것은 짧아졌다. 길이를 23으로 맞추기 위해이다. 또한 원래 23이었던 것은 그대로 유지됐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1시간 당 평균 조회수가 23이라는 것을 모른다고 생각하고, 다시 이 사진의 막대 길이를 구해보도록 하자. 그림 1과 달리 모든 막대의 길이가 같다. 따라서 (1번 막대의 길이) + (2번 막대의 길이) + (3번 막대의 길이) + ... + (48번 막대의 길이) = 48×(막대의 길이) = 1104이다. 결국 막대의 길이는 1104 ÷ 48 = 23이다. 처음에 막대의 길이가 모두 같다고 설정했으므로 모든 막대의 길이가 23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48×(막대의 길이) = 1104"라는 식... 뭔가 익숙하지 않은가?

그림 3 - 네이버 지식백과
그림 4

직사각형 넓이를 구하는 공식과 일맥상통하다! 그림 4는 막대들을 최대한 밀착시켜 틈새를 메꾼 것이다. 즉 가로 길이인 \(a\)가 48일 때, 막대의 길이는 세로 \(b\)인 23이고, \(a \cdot b=\) 넓이 \(A\)인 1104가 되는 것이다. (참고로, '\(\cdot\)'은 '×'와 같은 기호이다.) 우리는 막대들의 길이를 더해서 직사각형의 넓이를 구했다. 즉, 막대의 길이의 합은 넓이이다. 1104는 넓이를 뜻하는 것이었다.

그림 5

다시말해 이웃하는 막대의 꼭대기들끼리 이은 선들로 이룬 파란색 도형의 넓이가 1104라는 것이다. 다만 상기된 내용은 정적분의 원리도, 방법도 아니다!! 그림 1~그림 5의 예시로부터 '막대의 길이의 합은 넓이'라는 감각만 가져가자. (ㄹㅇ 이게 미적분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


진짜는 지금부터이다. 조회수를 측정하는데에 있어 1시간 간격이면 충분한 것 같지만, 시간이 정교하면 정교할 수록 좋은 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동일한 기간에 조회수가 정교하게 측정된 다른 채널의 그래프를 가져왔다. 이때, 'ㄱ' 채널과 달리 'ㄴ' 채널은 48시간동안 추가된 조회수가 표시되어 있지 않다.

그림 6 - 8일 00시 ~ 10일 00시 'ㄴ' 채널의 조회수 통계

그림을 관찰해보면 이전 예시와는 다르게 도형이 굉장히 부드럽다. 아무튼, 아까 보았듯이 해당 그래프의 면적을 구하면 이 기간동안 조회수가 몇 회 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초등학교 때 배운 직사각형이나 삼각형 말고는 면적을 구한다는 개념이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다양한 도형이 막대들의 합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유튜브가 제공하는 자료처럼, 도형을 48개의 막대로 한 번 썰어보자. 마음대로 썰면 안 되고, 막대의 높이를 막대의 좌측 상단도형의 가장 높은 곳과 만나는 지점을 기준으로 하자.

그림 7 - 48개의 막대로 나눈 그래프.

이때 생각해야할 것이, 막대는 넓이가 없는가? 엄밀하게 말하면 그렇지 않다. 막대는 높이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프를 이루는 48개의 막대는 가로가 1시간, 세로가 해당 시간의 조회수인 직사각형이다. 이는 유튜브가 제공하는 자료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그림 7을 보니 문제가 있다. 직사각형 넓이를 모두 합쳐도 구하려는 도형의 면적과 다르다. 직사각형의 각진 특징이 직사각형들이 곡선형의 도형과 같아지기 어렵게 함을 그림 7에서 알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림 1과 그림 7과 같이 1시간 간격이 아닌 30분, 15분, 7분 30초, ... 간격으로 나누어야 한다. 당연히 한 시간에 한 번보다 한 시간에 두 번 끊는 게, 그보다 네 번 끊는 게 더 정교하다. 아무튼, 저 막대 하나의 넓이라는 것이 (막대의 높이)×(시간 간격)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런데 그 시간 간격이 계속해서 작아진다는 것이다. 즉, 나눈 횟수와 시간 간격은 반비례한다. 하나의 막대를 계속해서 쪼갠 결과물을 다시 그림 1에 넣어보자.

그림 8 - 직사각형들이 가득 채워진 도형

어라? 직사각형들이 모여있는 모습(자세히 보면 직사각형들이 모여있음 ㅎ)이 원래 도형과 거의 비슷해진 것 같다. 이는 다음의 그림을 보면 납득이 간다.

그림 9 - 오른쪽으로 갈 수록 같은 가로 길이를 여러번 쪼갬

그림 9를 보자. 쪼개면 쪼갤 수록 바로 옆에 있는 직사각형 간의 높이 차가 점점 줄어드는 걸 볼 수 있다. 한 층을 오르는 계단 수를 엄청 많이 하면 그냥 경사로나 다름없게 되는 것이다. 동일한 이유로 그림 9는 부드러운 도형이 됐다. 이는 조회수 시간 간격을 1시간이 아니라 10분, 10초, 1초 ...로 줄였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다. 아까 막대에 번호를 붙였듯이 막대에 높이에는 일련번호가 있다. 이는 48시간을 쪼갠 시간 구간의 개수와 같다. 예를 들어 48시간을 2880(=48×60)번 쪼개보자. 48시간을 2880으로 나눈 막대 하나의 가로 길이는 '1분'일 것이며 막대 하나의 높이는 1분 당 조회수를 표현하는데, 그 막대들이 1번 막대, 2번 막대, 3번 막대, ... , 2880번 막대로 존재한다. 그러면 그림 1에서 했듯이 2880개의 막대 넓이를 모두 더하면 된다. (귀찮지만 까라면 까야 한다.)

이번엔 쪼갠 횟수를 충분히 큰 숫자 \(n\)이라고 하자. (\(n\) 나왔다고 쫄지 말자. 'N수', '2n살'처럼 어떤 숫자를 나타낸다고 보면 된다.) 그러면 막대는 1번부터 \(n\)번까지 \(n\)개의 막대로 존재하며 막대 하나의 가로 길이는 \(\frac{48시간}{n}\)이다. 즉, 시간을 잘게 쪼갠 값이다. 그러니 가로 길이를 '\( \Delta t \)(델타 \(t\))'라고 이름을 붙이자. \( \Delta \)(델타)는 '-의 간격'이란 뜻이고 \( t \) 는 'time'의 앞글자이다. 쫄지 말고 \(\Delta t\)를 하나의 문자 즉, 시간 간격이라고 생각해라. 그리고 명명한 김에, 1번째 막대 길이를 \( g(1) \), 2번째 막대 길이를 \( g(2) \), 3번째 막대 길이를 \( g(3) \), ... , n번째 막대 길이를 \( g(n) \)이라고 하자. 문자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문자 한국어 해석
\( \cdot \) 곱하기 (×, 생략 가능)
\( n\) 막대의 개수
\( t \) 시간
\( \Delta \)(델타) -의 간격
\( \Delta t\) = \(\frac{48시간}{n}\) 시간 간격 값
\( g(n) \) 맨 왼쪽에서 n번째 조회수 막대의 길이


그러면 48시간동안 쌓은 조회수는 (1번 막대의 넓이) + (2번 막대의 넓이) + (3번 막대의 넓이) + ... + (n번 막대의 넓이)이므로 이는 다음과 같다:
$$ g(1) \cdot \Delta t + g(2) \cdot \Delta t + g(3) \cdot \Delta t + ... + g(n) \cdot \Delta t $$

그림 10 - \(g(n)\)으로 표현된 막대, 곱의 기호 \( \cdot \)은 생략.

해당 식을 합의 기호 시그마(\(\sum\))를 이용해서 나타내어보자. 시그마를 이용하면 식의 길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다음 표를 보면 시그마의 용법을 알 수 있다.

문자 한국어 해석
\(\sum_{k=1}^{n}\)
k에다가 1 넣은 값부터 \(n\) 넣은 것까지 빠짐없이 더하시오.
\(\sum_{k=1}^{5} f(k)\) \(f(1)+f(2)+f(3)+f(4)+f(5)\)
\(\sum_{k=1}^{5} f(k)×100\)
\(f(1)×100+f(2)×100+f(3)×100+f(4)×100+f(5)×100\)


\( g(1) \cdot \Delta t \), \( g(2) \cdot \Delta t \), ... , \( g(n) \cdot \Delta t \)를 모두 합치라는 것을 표현하면 되므로, 다음과 같이 표현하면 된다. ('\( \cdot \)'는 생략 가능하다.)
$$ g(1) \cdot \Delta t + g(2) \cdot \Delta t + g(3) \cdot \Delta t + ... + g(n) \cdot \Delta t =$$
$$ \sum_{k=1}^{n} g(k) \cdot \Delta t = \sum_{k=1}^{n} g(k) \Delta t $$

그림 11 - \(g(n)\)으로 표현된 막대 &amp; \(f(t)\)로 표현된 막대

그런데 쪼갠 횟수 n이 너무 커지면 시간 간격(\( \Delta t \))이 거의 안 보이다시피 된다. 시간 간격 = \(\frac{48시간}{n}\)이므로 n이 매우 크면 시간 간격이 매우 작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 간격 \( \Delta t \)를 \(dt\)로 표현한다. 이때, '\(d\)'는 '눈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간격의'라는 뜻이다. 한편, 막대 번호가 1, 2, 3, ... n번째가 된다는 것은 8일 00시부터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발생하는 일이다. 따라서 막대의 길이는 시간에 따라 변한다.
아까 n번째 막대의 길이를 \(g(n)\)이라고 했듯 \(t\) 시각의 막대의 길이를 \(f(t)\)라고 하자. 예를 들어 1번째 막대의 길이 \(g(1)\)은 8일 00시에 생기므로 \(g(1)=f(\)8일 00시\()\)이고 마찬가지로 마지막인 n번째 막대의 길이 \(g(n)=f(\)10일 00시\()\)이다. (그림 11에서 각각의 길이가 완전히 동일하지 않은 이유는 그림의 표현상 \( \Delta t\)가 충분히 작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타임라인 위의 시각을 표시하듯, 현실의 시간(시각)을 \(t\)로 정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때 \(t\)는 8일 00시부터 10일 00시 사이의 시각일 것이다. \(n\)을 \(t\)로 변환하는 과정은 꼭 이해하고 넘어가자.

문자 한국어 해석
\( d \)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간격의
\( t\) 시간
\( dt \)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시간 간격
= 아주 작은 \( \Delta t\)
\( f(t) \) 시각(어떤 순간) t에서의 조회수 막대의 길이


이러한 원리에 따라 8일 00시부터 10일 00시까지 48시간동안 추가된 조회수를 다음과 같이 표현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8일 00시부터 10일 00시까지 조회수 막대 길이를 정적분했다고 한다. 이 식을 다음 식과 비교해보자. $$ \sum_{k=1}^{n} g(k) \Delta t $$ 형태가 몹시 비슷하지 않은가? 일련번호(\(n\))를 시각(\(t\))으로 바꾸었고, 시간(\( \Delta t\))을 미세하게 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더하시오"의 기능을 하는 시그마(\(\sum\))가 기능 측면에서는 인테그랄(\(\int\))과 같았던 것이다!
\(\int\)(인테그랄)이라는 무섭게 생기기만 했던 기호는 그저 \(f(t)dt\)라는 작은 넓이를 '계속 더함' 혹은 '쌓음'의 기호였다. '적분'을 뜻하는 integral과 동일한 어원을 가진 integrate가 '전체를 합치다'라는 뜻이다. 이제 우리는 정적분이 뭔지 안다. \(g\)와 \(f\) 두가지로 표현된 정적분의 비교, 그리고 한자의 훈음을 정리해보며 마무리하자.

1. 시그마(\(\sum\))는 인테그랄(\(\int\))과 대응되고, 쌓을 구간을 정해주는 역할을 한다 : (定, 정하다)
2. \(g(n)\)은 \(f(t)\)와 대응되고, 더하여 쌓일 주체를 나타낸다 : (積, 쌓다)
3. \(\Delta t\)는 \(dt\)와 대응되고, 넓이를 쪼개는 역할을 한다 : (分, 나누다)

(이렇게 정적분이란 말은 definite integral이라는 말을 매우 적절하게 번역한 초월번역이다.)

결론적으로, 정적분의 값은 특정 시각의 조회수 막대 길이와 매우 작은 시간 간격을 곱한 것모두 더한 값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8일 00시부터 10일 00시까지 48시간동안 변화한 총 조회수를 표현한 것이다. 이는 10일 00시까지의 채널의 총 조회수와 8일 00시까지 채널의 총 조회수의 차이이다. 즉, 10일 00시 기준 채널 누적 조회수는 다음과 같다:


\(8\)일 \(00\)시까지의 누적 조회수 + \( \int_{8일 00시}^{10일 00시} f(t)dt \)

 

 


O / X 퀴즈

 

Q. 9일 00시부터 10일 00시까지 아무도 채널을 조회하지 않았을 때,
\( \int_{8일 00시}^{9일 00시}f(t)dt = \int_{8일 00시}^{10일 00시}f(t)dt \)가 성립한다.
( O / X )

Q. 그 어떤 상황에서도,
\(\int_{8일 00시}^{9일 00시}f(t)dt + \int_{9일 00시}^{10일 00시}f(t)dt\)
\(= \int_{8일 00시}^{10일 00시}f(t)dt\)가 성립한다.
( O / 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