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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밥

암묵의 룰 - 호의 주고받기

"아, 이런 거 안 해줘도 되는데. 고마워 ㅎㅎ", "야, 뭐 이런 걸 다 주냐? 고맙다 ㅋㅋ"와 같이 호의에 감사하는 말에서 "안 해줘도 된다"라는 말에 주목해보자.

(호의를 준 사람에 의한) 자발적 행위의 필요성을 어느정도 깎음으로써 그 행위를 심부름이 아닌 호의로 격상시킨다.
 
따라서 해당 상황에 한해서는 먼저 호의를 행한 사람이 어느정도 갑이 된다. 반대로 호의를 받는 사람은 호의를 받는 것 자체로 을이 됨을 보상받는다.
 
이하는 호의를 주는 사람 / 받는 사람이라는 두 가지 포지션에 있어 암묵의 룰을 깨는 방법이다.
 
· 호의를 주는 사람: 필요 없는 호의를 준다.
- 애초에 행위의 필요성이 부재하므로 호의를 받는 사람이 고마운 것이 없다. 일단 호의를 받아서 을이 되었는데, 이를 보상하는 호의가 미약하다. '굳이...?', '얘 왜 이래?'를 유발한다.
 
· 호의를 받는 사람: 호의를 요구한다
- 호의 요구는 곧 명령이다. 행위의 필요성을 깎기는커녕, 높임으로써 행해지는 호의를 '명령 수행'으로 격하시킨다. 특이하게도, 간단한 호의일 수록 '이것도 안 해주는 쪼잔한 사람'으로 상대를 더욱 낮춘다.